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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22 00:13

    초저녁 누워있다 깜빡 잠이들어 11시쯤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 잠시 정신이 들었습니다. 약간의 감기 기운, 누적된 자출의 피로 (지난주는 이틀밖에 타지 않았는데) 바쁜 월요일을 지낸 탓이겠죠. 좀 전 잠이 오기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는데 바깥에서 요란한 고양이의 울음(혹은 비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마도 반쯤 야생화된 고양이들의 다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고양이의 다툼을 생각하니 오래전 봤던 한 마리 고양이 생각이 떠오릅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이었으니까 제법 오래전이겠네요. 집사람과 함께 아파트 1층에 있던 집으로 돌아오던 중 현관 근처에 있던 고양이를 한 마리 발견했습니다. 덩치가 보통 이상은 되는 편이었고 누런 바탕에 줄무늬가 있던 비교적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보면 한번씩 쭛쭛 거리며 불러보는데 보통 힐끗거리며 쳐다보고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가버립니다만 이놈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한번 쓰다듬어줘 보니 털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어서 사람손에 길러졌고 쓰다듬어주는 것을 좋아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여튼 잠시 쓰다듬어주다가 잘가라고 말해주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이녀석이 우리를 따라와서 눈깜짝할 사이 집안까지 들어와 버렸습니다. 당시 (아마도 아직까지) 애완동물을 기를 준비가 되어있지 않던 저희 부부는 고양이를 집밖으로 들어(쫓아)내고 참치 캔을 하나 따준 다음 주인을 찾아가길 바라며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서 고양이 생각을 잊어버릴 즈음, 아마도 보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집 근처 슈퍼로 가던중 그 고양이를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덩치와 색깔은 분명히 그 고양이였지만 며칠 사이 털은 지저분해졌고 구정물에 뒹군듯 검정 얼룩이 뭍어 있었으며 무엇보다 몸통 중간쯤에 커다란 상처가 생겨 있었습니다. 무척 놀라서 고양이를 불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예전과 달리 사람을 보고서 바로 피해버리더군요. 매우 짧았던 두번째 만남 이후 다시 그 고양이를 볼 기회는 없었는데요, 아마도 야생 고양이들 틈에서 제대로 지내기는 힘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다시 한번 집안까지 따라 들어오는 고양이를 만난다면 이번에는 키울 수 있을까요? 새끼가 아닌 이상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것 같지만 이전같이 손쉽게 쫓아보내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