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9시 50분이에요.
그 소리에 마치 라디오의 스위치를 켜듯 의식이 들어왔습니다. 일찍 잠을 청했지만 밤에 아이가 악몽을 꾸고 한참을 울다 잠이 들어 밤잠을 설친데다 아직 제대로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허겁지겁 예약해 놓은 근처호텔에 위치한 Hertz 대리점에 들러 차를 빌러왔습니다. 될수 있는한 아침 일찍 출발하려 했는데 11시경 되어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시내를 빠져나와 프리웨이로 접어들자 편도 2차선에서 4차선까지의 넓은 도로를 여러가지 국적의 갖가지 상태의 차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운전석을 살펴보면 미국답게 갖가지 인종의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열심히들 운전중입니다. 규정속도는 65마일(약 105킬로미터)지만 대부분의 차들은 조금씩 과속을 하고 있으며 특별히 느린 자동차는 드물었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할리데이비슨과 같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여행자들을 프리웨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렌트카에 옵션으로 선택한 네비게이션은 우리나라의 것과 같이 입체지도를 보여주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길을 찾아가는데는 유용했습니다. 단,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고층건물 사이에서는 위치가 틀리는 경우가 있었고 화면 업데이트가 조금 늦어서 지도만 보고 가다 교차로를 지나칠 때도 있었습니다만, 음성안내는 미리 알려주고 정확한 때에 알려주었기 때문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아주 편하게 사용했습니다.
넓은 4차선 길을 어느 정도 지났을까요, 어느덧 길은 왕복 2차선으로 좁아들었고 점점 산세가 험헤지더니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요세미티 공원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4시쯤. 비지터 센터와 Ansel Adams 갤러리를 구경한 다음 숙소에 체크인 하고 근처의 upper, lower fall을 보러 갔습니다. 이곳은 겨울동안 쌓은 눈이 녹으면서 봄에 가장 많은 양의 물이 나오지만 여름이 지나면서 수량이 점점 줄어들어 가을에는 폭포가 말라버립니다. 비지터센터 근처의 식료품점에서 구입한 닭가슴살과 맥주를 저녁으로 먹고 잠을 청했습니다.
요세미티 공원은 몇개의 명소를 가지고 있는데 가장 중심되는 곳이 빙하의 침식에 의해 생긴 요세미티 계곡입니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 덩어리라는 엘 캐피탄 을 비롯하여 하프 돔 과 같은 거대한 암석들과 사이로 흘러내리는 폭포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6000여년 전부터 자신들을 아환니치(크게 벌린 입)라고 부른 인디언들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하며 예전에는 백인들에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후 지속되는 인디언 토지의 강탈과 살인등으로 1851년 마리포사 전쟁이 일어났고 그 전쟁에서 도망치는 인디언들을 추적하다 계곡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John Muir란 사람이 보전에 많은 공헌을 했고 189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저희가 묵은 Yosemite Lodge At Fall은 1900년대 초 공원을 지키던 수비대가 머물던 숙소를 개조한 곳이라고 하네요.
요세미티 공원에는 현재 300-500 마리의 야생곰이 서식하고 있으며 가끔씩 먹이를 찾아 주차장이나 야영지까지 찾아오기도 하므로 캔, 병을 비롯하여 화장품, 쓰레기까지 모두 자동차나 텐트안에 보관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