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별 관심도 없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후보들이 저마다 노래와 율동을 섞어가면서 자기에게 한표를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올바른 정치와 서민들을 살린다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지만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그들도,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나치는 일반인들도 그것이 공허한 말뿐임을 알고 있습니다. 후보자가 직접하는 연설도 아닌 색깔만 다른 티를 입고 다른 노래에 맞춰 춤추고 노래한다는 것이 전국적으로 동일한 선거전략으로 행해 지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아침 출근길, 비교적 한적한 골목길에 서 있던 3-4명의 모 후보 선거운동원들의 앞을 지날 무렵 어디선가 양복을 입고 적당히 부풀어오른 볼살과 번지르한 기름기를 가진 얼굴을 한 남자 한명이 나타나서 운동원들 앞으로 가더니 느닷없이 악수를 청하기 시작했습니다. 좋게 생각해서 수고한다는 격려였겠지만 마치 자신이 악수를 허하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는 듯한 그의 얼굴 표정이 얼마나 재수없게 느껴지던지요. 하여튼 혹시 국회의원 후보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운동원들 뒤의 후보 얼굴과 비교해 보니 그도 아니었습니다. 이후 직장으로 향하던 저의 머리속에 계속 맴돌던 생각은 후보도 아닌 누군가가 저렇게 거만한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실제 후보는 과연 어떠할까와 그들의 거만함(혹은 근거없는 우월감)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였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 떠오르는 생각은 그들 옆에 붙어 이권에 개입하려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하는게 아닐까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패기도 있고 올바른 정치를 해보겠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던 사람들이었겠지만 주변의 회색빛에 조금씩 물들다보면 어느새 모두가 검정색이 되어 버리는 것이겠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생각과 마음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과 사색할 수 있는 장소 혹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겠지요. 그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